레이 중고차를 하나 사려고 하는데, 일반 NA 모델인 가솔린을 사느냐, 터보를 사느냐 고민이다.


레이 카페 (탐나는 레이)를 들어가 보면 거의 다 90%의 사람들이 레이 터보를 추천한다.


그래서 레이 터보로 살까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잠재적으로 레이 터보로 결정을 한 뒤, 길거리나 도로에 다니는 레이 차량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앞으로 내가 탈 차량이니까 말이다.



(레이 가솔린 vs 터보 에서의 결정 장애가 레이 예비 오너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나도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된 것은, 레이 카페에서는 레이 터보가 좋다고 추천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차량이 터보차량이라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실제로 길거리에 다니는 90%의 레이 차량들은 일반 가솔린 모델이라는 것이다.


"터보 마크가 있을까?"


하고 유심히 들여다보아도, 터보가 아니다.


모두다, 거의 다 일반 가솔린 모델이다.


여기서 부터 갑자기 


"터보 사면 호갱되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레이 터보가 레이 보다는 당연히 좋겠지.

그건 당연한거다. 자동차 값이 더 비싸니까 당연히 더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레이라는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댓글로는 


"세컨카로 레이 하나 구입했어요."


"와이프 하나 뽑아줬어요."


라고 떠들지만 누가 보면 전부다 부자만 있는지 알겠다.


그리고 자기 와이프 사준 저렴한 경차 카페에서 왜 자기가 좋다고 글을 잔뜩 올려놓고 있는가?

자신의 벤츠 차량 카페에서 놀면 되지 말이다. 참.... 벤츠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할 일도 없다...참...정말 사주기는 한건가? 집에 레이 한 대만 있는 것 아니고?


물론, 요즘 시대에는 한 집안에 차량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인터넷에서 키보드로 떠는 허세에 자기 자신의 주관마저 흔들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서민 90%가 타는 차량이 레이다.


돈 많으면, 뭐하러 세컨카로 레이를 타는가? 포드 익스플로러나 쉐보레 캡티바 정도는 세컨으로 굴려야지 말이 맞지 않겠는가?

단순히 천장 높아서 공간감 좋다고 수 많은 차 중에서 레이를 세컨으로 선택한다?

라면 먹다가 면빨이 코로 들어갈 변명이다.


즉, 애초에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레이 가솔린과 터보를 결정할 때 나는 이런 질문을 해야만 한다.


"레이 터보가 그 가격에 맞는 가성비가 있는가?"


라는 질문 말이다.

 

 

1. 연비 비교


 

까놓고 이야기해서 연비는 도찐 개찐이다.


가끔 레이 연비 인증샷이라고 해서 17km ~ 18km 연비 인증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이런 글을 쓴다.


"잠깐 나온 기록임."


그딴 것은 나도 한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평소 연비가 중요한 것이지, 순간 연비 또는 매우 짧은 기간 동안의 연비를 마치 레이의 공인 연비나 실연비 인 것 마냥 떠드는 꼴이 우습다.


레이는 대충 내가 볼 때 시내 9~11. 고속도로 13~14? 정도의 연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터보나 일반 가솔린이나 별반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공인 연비도 큰 차이가 없다. 쩜 몇 차이일 뿐.


그렇다면, 일단 레이 터보는 연비에서 매리트가 없다.

2~3km 정도의 연비의 차이가 아닌, 도찐 개찐의 차이라면 말이다.


그 정도 범위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주행 특성, 성격에 좌지우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연비는 패스.

 

 

2. 가속력 or 출력 비교


 

이게 내가 볼 때는 레이 가솔린 모델은 대충 시속 100km 정도 까지는 가속력에 별반 문제가 없다.

그 다음이 문제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저는 시속 80km 를 넘기지 않아요..."


라는 고속도로에서 만나면 정말 욕을 100번은 처먹을만한 사람들만 글을 쓰는 것 같은데,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로만 달리면 자기는 편할 수 있겠지만, 주변 운전자들은 아마 암세포가 하나 늘어날 것이다.


일단 말도 안되는 댓글, 또는 운전을 발로 하는 초보 운전자들의 댓글 따위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고속도로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시속 140km 까지는 좀 쉽게 나와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수준이 되려면 엔진이 대충 1600cc 급은 되어야 한다.


아반떼 같은 차량들 말이다.


그럴거면 준중형을 타는 것이 맞다.

물론, 레이 수준의 공간감과 개방감을 가진 준중형 차량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만큼 속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한다면 경차 자체를 타면 안된다.

레이는 경차다.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 고속도로 실주행 구간에서의 마력, 초반 토크에 대해서는 확실히 레이 터보가 경쟁력이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가속력이 떨어지는 차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평소에 많이 받는가?"


라고 말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답은 .................


"NO. 나는 가속력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실제로 내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초보운전자나 여성운전자, 또는 택시 등이 길을 처막고 있는 상황."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길이 막혀서 앞으로 치고 못나가는 것이지, 내 차가 가속력이 떨어져서 앞으로 치고 못나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구형 스파크 오너이다.)


도로나, 간선도로, 국도에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차들이 많아서 내가 짜증나는 것이지, 단순히 차가 가속력이 떨어져서 내가 다른 차들과 주행의 흐름을 맞추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물론, 출력도 좋고, 토크도 좋은 레이를 타는 것이 싫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문제는 레이 터보와 일반 레이 모델의 가격이 대략 300 ~ 4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레이 터보를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묻는 것 뿐이다.


나에게는 300만원~400만원도 작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돈 있었으면, 레이 라는 차량을 쳐다나 보았겠는가?

캠핑을 좋아한다? 차박을 좋아한다?


그냥 돈 만 있으면 쏘렌토나 모하비 풀옵 산다.


돈이 없으니까 경차를 알아보다가 경차 중에서도 실내가 넓은 레이를 알게 된 것 아닌가?


그래. 난 돈이 없다. 물론, 끌어모으면 레이 터보를 살 수는 있는데,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할 뿐이다.

 

 

3. 레이라는 차가 탄생한 이유를 생각해 보며...


 

레이는 공간감과 여유를 위해 태어난 경차 이다.


탄생 목적 자체가 상당히 특이하고, 그만큼 유니크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차이기도 하다.


내가 레이를 선택한 이유는 "공간감과 경차 혜택" 이다.


차는 140km 까지만 나오면 어떻게든 지지고 복고 해서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다.

물론 부족한 출력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겠지.


내가 가장 걱정인 것은, 레이를 타고 가끔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는데, 고속도로 같은 경우는 평균 적으로 140km ~ 160km 정도의 속도는 내줘야 크게 답답함이 없다. 


그런데 스파크를 타면서 조금 답답했던 것은, 140km 가 나오기는 하는데, 차를 풀악셀로 밟다보니까 차에 무리가 가는 현상들이 있다는 것이다. 풀악셀이니 만큼, 차의 진동과 소음이 커져서 운전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나도 모르게 매우 피곤해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과거 준중형, 중형, 준대형 차를 몰았을 때는 꼭 휴계소에 들리지 않아도 되었는데, 경차로 바꾸면서 부터 휴계소를 반드시 들려야 한다. 그 만큼 진동과 소음은 운전자의 신체를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주행 피로. 이런 주행 피로을 절감하는 부분에 있어서 레이 터보가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내가 가장 걸리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지방에 한달에 한 번 정도 간다. 한 달에 한 번 그 스트레스를 적게 받기 위해서 레이 터보를 산다? 

레이 터보를 죽을 때 까지 탈 것도 아니고....

난 결국 디젤 SUV를 돈 모아서 타고 싶을 뿐인데...


음....


나는 시내주행65%, 서울근교 및 지방을 가기 위한 고속도로 이용이 35% 이다.


400만원 차이의 가치가 있는가....


그럴거면 소형 SUV로 간다.


지금 레이 일반 가솔린 모델이 대충 800~900만원 정도 되고, 레이 터보가 빨간색 계열 같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색상을 제외하고 대충 중고차 시세가 1150~1350만원 까지 한다.


내가 사고 싶은, 적정선에서 타협이 되는 모델들의 가격은, 레이 가솔린이 약 850만원 선이고, 레이 터보는 1250만원 선이다.


400만원 차이다.....


똑같은 차인데, 다만 엔진의 출력만 다를 뿐이다.


그런데 중고차 값이 400만원 차이가 난다.


소형 SUV들의 가격은 대충 탈만한 것들이 1500만원 선이고, 취등록세까지 다 합치면 1650만원 선에서 살 수 있다.


이 것 역시 400만원 차이이다.


레이 터보와 비교했을 때 말이다.


어정쩡한 가격의 레이 터보를 사느니, 확실히 싼 레이 가솔린 모델이 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레이 터보의 성능적인 면이 부럽고 아쉽기도 하겠지만, 내가 레이를 타려고 하는 이유에서 주행 성능이나 출력이라는 요소는 애시 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굴러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갑자기 출력이나 토크 등을 따진다는 것이 레이를 선택했을 때의 초심과 달라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즉, 처음에 생각한 대로 차를 구입을 해야지, 처음에 생각도 없었던 방향대로 이 차, 저 차 비교질 하다가 괜히 높은 가격에 쌩뚱 맞은 중고차 구입을 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레이 가솔린 VS 레이 터보...


고민에 끝이 없다... 그놈의 언덕길과 에어컨 작동시 자동차 출력 문제...


나는 자동차 운전에 있어서 한가지를 포기를 해야만 한다는 결과에 이르게 될 것 같다.

즉, 레이라는 차에, 출력과 공간 활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으려고 하면 그 만큼 더 큰 돈을 지불해야만 하고, 이 중에서 한 가지를 양보하면 그 만큼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의 출력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결국 더 원초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것은 바로.. 내가 차를 사는 이유를 솔직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4. 내가 차를 사는 이유? (1)


 

내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이유는, 출퇴근 용도 50% 와 레저 50% 이다. 이것이 참 아이러니 한 부분인데, 한 쪽에 치우치면 상관 없는데, 그 비중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출퇴근 용도로 사용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레저나 여행등으로 사용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자주가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1년에 약 1만 5천키로 정도 운행을 하고, 이것도 참 2만 키로 이상이면 닥치고 무리해서 돈 좀 더 주고 디젤차를 구입하면 되는데...

이것도 참 애매하게 걸쳐 있다.


즉, 내가 차를 사는 이유는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매우 다양한 부분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가장 큰 이유를 찾는다고 한다면, 내가 차를 사는 이유는 "만약에 대비해서" 이다. 즉 어디 급하게 가야 하는데, 또는 교통이 애매하거나 불편한 곳에 가야 하는데 그 때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차를 준비해 두는 개념이다. 또는 밤에 어디 가고 싶을 때, 바람을 쐬고 싶을 때 야간에는 대중 교통이 제대로 준비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직 사용할 수 있는 교통 수단은 자가용 뿐이다. 그래서 자가용이다. 택시는 이동하기에 이래 저래 불편하기도 하고 택시 기사와 함께 타는 택시 내부는 불편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즉, 내가 차를 사는 이유를 구태여 말하자면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준비? 정도 된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나는 그렇게 좋은 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과 같다.


결혼을 해서 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봐야 여자 친구 1명을 태운다던지 또는 남자 친구 1명을 태우는 상황 정도만 있을 뿐이다. 아주 가끔 부모님을 태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적다.


많은 인원이 탑승했을 때의 부담은 확실히 적은 편이다.


많아 봐야 운전자인 나를 제외하고 2명 정도 수준이다.

나의 인간관계가 이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레이 가솔린으로 커버를 하지 못할까?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레이 가솔린 쪽으로 결정이 기울어 진다.


To be continued...


Written by 이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