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민제 입니다.


저는 차알못 입니다. 차를 잘 모릅니다. 저는 자동차칼럼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운전만 좀 할 줄 알지, 제 스스로 에어컨 필터 한 번 갈아본 적 없습니다. 귀차니즘 이라고 할 수 있겠죠.


중고차를 사시는 분들 중에는 "단지 돈이 없어서" 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간편하고 바로 차를 가지고 올 수 있어서." 라는 이유도 있을 것 입니다. 신차를 구입할 때 은근히 기달려야 하는 상황들이 많은 반면, 중고차는 기다림 없이 살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중고차 매매를 많이 해 본 저는, 지금까지 수 많은 호갱짓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중고차를 살 때 호갱이 되고 있다. 휠기스가 없는 것에 박수를 친다던가, 값싼 광택작업을 마친 차들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혹해서 뜬금없는 충공구매를 하기도 한다. 제시카 고메즈가 중고차를 사러 갔다면, 아마 공짜로 줄 수도 있을듯.)


그런데, 중고차를 여러번 매매하면서, 많은 호갱짓을 하면서 몇가지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최소한 이런 행동만 하면 실수는 하지 않는다."


입니다. 중고차 매입시 실수하지 않는 방법, 최소한 꼭 확인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100% 좋은 중고차를 고를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고라는 것이, 중고일 뿐이며, 요즘은 각 차량별로 다양한 옵션과 색깔이 나오기 때문에,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며 취향들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나 다음과 같이 제가 가르쳐드리는 방법으로 중고차를 구입하시면 호갱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단계 : 무조건 성능점검기록부를 고지하는 중고차를 구입 후보로 선정한다.


 

가끔 성능점검기록부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중고차 딜러들이 있습니다.

또는 판매할 때, 성능점검기록부 이야기는 뒷 전으로 미루고, 대충 무사고다 어쩐다 저쩐다 하면서 어물쩡 넘어가려는 중고차 딜러들이 있습니다.


무조건 패스하시면 됩니다.


딜러들이 하는 말 다 필요 없습니다. 그들의 말 보다 서류가 몇 배는 값어치가 있습니다.


일단 서류를 보십시오. 성능점검기록부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성능점검부에 가끔, 무사고로 되어있는데 "미세 누유" 등의 문제들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세 누유가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미세누유가 간단한 문제였다면 팔기전에, 성능점검 기록부 받아보기 전에 수리하면 되잖아?"


라고 말이죠. 왜 수리하지 않았을까요?


그건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2단계 : 카히스토리 (자동차 보험사고 조회 이력)를 반드시 확인한다.


 

이것 역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냥 다 필요 없습니다. 딜러와 긴 말 나눌 필요도 없습니다.


위의 두가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 두단계의 조합만 잘 섞어도, 대충 자동차가 어떤 자동차인지 견적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쏘나타 차량이 있다고 칩시다.

성능점검기록부 상으로는 전혀 수리와 교환이력이 없는데, 보험에는 사고 이력이 있다?

그 뜻은 무엇일까요.

자동차의 외판을 교체한 것은 아니지만, "간단한 차량 수리"를 했다는 뜻입니다.

물론 보험사고 이력의 금액이 작을 때 말이죠.


그런데 성능점검기록부 상으로는 전혀 수리와 교환 이력이 없는데, 보험에는 사고 이력이 엄청 큰 금액이 있다?

그런 경우는 99%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보험으로 큰 돈을 주고 수리했다면, 당연히 "최소 교환"은 했을 것 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력이 성능점검기록부 상에 없다면, 말이 안되는 것이죠.


이렇게 상식적으로 과거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매우 쉽습니다.


카히스토리 1개와, 성능점검 기록부 1개 각각은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의 서류를 가지고 분석해 보면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이 2가지는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단계 : 해당 차량의 정비소(각 브랜드 사업소)수리 이력을 출력해본다.


 

딜러들은 가능한 일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냥 쉐보레면 쉐보레 사업소나 직영 카센타 가보시면, 그 차에 대한 정비 이력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대충 견적이 나오죠. 얼마나 평소에 "예방 정비, 즉 엔진오일 교환이라든지 에어컨 필터 교환, 간단한 경정비를 잘 해왔느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걸 고지하지 않는 중고차 딜러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지 않을 뿐이지요.


왜냐고요? 그건 여러분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정말 생각있고 개념있는 딜러 또는 중고차 판매자라면 분명 이런 서류를 준비할 노력을 할 것 입니다.


정직하게 판매한다?

사기를 안친다?

어디까지가 정직이고 어디까지가 사기일까요?


생각이 있다면 철저한 서류준비를 하는 딜러가 최고의 딜러 입니다.


물론 이렇게 3단계까지의 서류를 모두 준비해주는 딜러들은 거의 없습니다.

2단계까지는 많이 제공합니다.

3단계까지 고객이 말하지 않아도 제공하는 딜러라면, 그냥 그 딜러의 자세를 믿고 구입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이 된 중고차 딜러 니까요.

 

 

4단계 : 육안으로 차량의 외판 교환이나 도색작업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그렇습니다. 어짜피 다 확인 못합니다.

놓치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죠?

인간의 눈에 한계가 있는데, 그리고 딜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철저하게 확인하는것이 쉽겠습니까?

딜러들은 무엇인가 조바심 난듯하게 재촉하잖아요. 그렇죠?

어짜피 중고차에서 외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은 호갱들이 외판의 깔끔함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외판을 겉으로 새것처럼 꾸미는 것을 밥먹듯이 하는 것이 중고차 딜러 입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이 하셔야 할 것은 


"엔진과 미션 상태 확인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일단 오케이 되면, 나머지는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것 입니다.


엔진과 미션이 일명 찐빠인데, 자동차 외장만 화려하면 뭐하겠습니까? 차가 제대로 굴러가야 나중에 여러분들이 꾸며주고 싶은 마음이 들죠.

차의 심장이 개판인데, 여러분들이 애정을 가지고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


그러니까 일단 너무 외관에 신경쓰지 마세요. 외관은 "양호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고는 중고니까요.


결국 차를 사랑하게 되면, 자기가 알아서 꾸미고 수리해줍니다.

차를 사랑하는 기준은 "차가 얼마나 잘 달리고 잘 서느냐" 입니다.

그 기준만 충족되면, 차는 꾸며주기 나름입니다.

 

 

5단계 :  딜러에게 에어컨을 강하게 킨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미션을 D(드라이브)에 넣어 보라고 한다. (파킹브레이크를 킨 상태에서)


 

이렇게 하시면 엔진의 최대 떨림 현상을 알 수 있습니다.

엔진의 떨림이 왜 중요하냐고요?


좋은 엔진은 조용합니다.

좋은 엔진은 떨림이 적습니다.

관리를 잘한 엔진은 조용합니다.

관리가 잘된 엔진은 떨림이 적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보통 개판으로 엔진관리한 차량들이 엔진이 사시 너무 떨듯이 떨고, 소음이 크죠.


이렇게 한 상태에서 엔진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나서 운전석에 앉습니다.


그런 다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D에 기어를 둡니다.


그럼 일명 D딸 이라는 것이 느껴지실 것 입니다.

이것이 작은 차가 좋은 차 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말 합니다.

"차가 다 떨림이 있는 거지."


차를 떨라고 만들지 않습니다. 최대한 안떨고 정숙하게 만들려고 하지요.

D딸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때 팁은 머리를 시트 헤드레스트에 아주 깊고 편하게 대어야 합니다.

머리로 전해지고, 몸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중요합니다.

진동이 작다면, 괜찮은 차 입니다.


어짜피 엔진이 좋은지 안좋은지, 우리가 그 자리에서 분해, 조립을 할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압니까?

차가 정숙하다. 그럼 좋은겁니다.

정숙해서 나쁜 차는 없습니다.

 

 

6단계 : 기어를 P 에서 D 로, R 에서 D 로 등,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기어를 계속 바꿔가며 변속 충격을 확인한다.


 

기어를 옮기다보면 어떤 차들은 "변속 충격"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차는 아마 타다가 엄청 스트레스를 받으실 것 입니다.


D딸 까지야, 뭐 차가 좀 오래되고, 중간에 관리를 조금 소홀하게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미션 충격은 답이 없습니다.


그 차는 사는 순간 곧바로 다시 팔게 되어있습니다.


기어봉을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시면서, 기어가 부드럽게 변속되는지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차가 앞뒤로 움찔하면서 충격이 크다면 (어느 정도 약간의 움찔은 있지만, 차 자체가 앞뒤로 튀는 느낌이 들 정도라면), 그 차는 사면 안됩니다.


차는 정숙하고 차분한 차가 최고입니다.


그런 차는 오래탈 수 있습니다. 비록, 차가 오래되고 디자인이 좋지 않아도 편하기 때문에 타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차는 아무리 화려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더라도 타기가 꺼려집니다.


결국 나중에 큰 손해를 보고 재판매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미션 충격은 제가 볼 때 중고차 구입에서 가장 최악의 구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차시 진동이 심한차도 구매해봤지만, 어짜피 차는 굴러감으로 큰 신경 안쓰고 탄적은 있지만, 변속 충격이 심한 중고차는 사자마자 몇 주만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그 변속 충격이라는 것이, 상당히 애매한 부분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변속충격도 큰 법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변속 충격도 작은 법입니다.

그래서 "변속 충격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가 힘들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자기 기준에서의 변속 충격을 확인해야 한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겁니다. 그런차는 절대 사면 안됩니다."


미션충격은 

"미션 충격있으니 환불해주세요."


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맺음말


 

일단 이정도만 확인해도, 차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허구한날, 엔진오일 엔진오일 하는데, 물론 중요하지만, 엔진오일이야 몇만원에 갈면 그만입니다.

에어컨 필터도 몇만원에 교환하면 그만입니다.


엔진과 미션이 고물이면 그 차는 가치가 없습니다.


또한 사고이력을 위에서 언급한 단계별로 보시면서 과정을 유추하시다보면, 왜 이 차가 이런 "쓰레기" 인지 아시게 될 것 입니다.

겉은 멀쩡한데, 차의 엔진과 미션이 개판인 차들이 있습니다.

어떤 중고차 딜러들은 옵션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옵션 따위는 그냥 인터넷 검색하면 나옵니다.


신차사러 간 것이 아니라, 맛탱이 안간 중고차를 사러 간것이 목적이지요.

왜 거기서 동네 차알못 허세 오빠들도 설명해줄 수 있는 차량의 옵션 따위의 설명을 듣고 앉아있습니까.


어떤 중고차 딜러들은 "통풍시트가 있다!" 라고 놀라하며 구매를 부축이더군요.

21세기에, 그게 놀랄 일입니까?....


제가 생각할 때는 위의 6단계만 거치고 판단한다면, 아무리 차알못, 자동차 초보라도 엉뚱한 눈앞에서 호구되고, 사기를 당하는 일은 없다고 봅니다.


매우 간단하지만, 실제로 이런 것들을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더군요.


어떤 분은 외판이 교환 이력이 하나 이니까 이 차가 좋다고 하시는데, 외판 교체를 얼마나 했건, 문콕이 있건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차량이 결국 수리해서 타면 앞으로 탈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하죠. 그렇죠?


타이어야 교체하면 그만입니다.

휠기스야 그냥 휠 자체를 교체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엔진과 미션을 교체한다?

그냥 새차를 사십시오.


결국 1단계에서 3단계를 거치는 이유도, 자동차의 엔진미션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자동차가 제대로 방향전환을 하고 잘 서고 잘 달리는지를 알기 위해서 입니다. 


아무리 차를 잘 안다고 하더라도, 중고차를 사야 되는 상황에서 완벽한 판단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제고 구입을 할 때는 정보 불균형 속에서 구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건물 주차장 한바퀴를 시운전하는 지금의 중고차 매매 형태의 한계에 아쉬움을 표합니다.

중고차 딜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무엇인가 합리적인 매매방법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매매방법 말이죠.


Written by 이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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